단체 대화방에서
메시지 마흔한 개, 날짜는 없음
성진이 설거지를 마쳤을 때 ‘아버지 칠순’이라는 단톡방에는 안 읽은 메시지가 마흔한 개 와 있었다. 성진은 행주를 어깨에 걸친 그대로 싱크대 앞에 서서 그것을 순서대로 다 읽었다. 여동생 성미는 깜짝 파티를 하고 싶어 했다. 남동생 성욱은 식당에서 하자고 했다. 어느 식당이든 상관없다고 했다. 누군가 고깃배 모양으로 만든 케이크 사진을 올려놓았다. 날짜 이야기를 한 사람은 없었다.
성진은 달력을 열었다. 아버지 생신은 수요일이니 잔치는 그다음 토요일인 19일이 된다. 그 전 토요일은 고모의 백내장 수술 날이고, 고모가 아흐레 전에 바로 이 방에서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. 성진은 위로 올라가 그것을 확인했다. 그런 다음 썼다. “19일 토요일 오후 1시, 우리 집. 갈비탕과 잡채는 내가 함. 성미: 케이크. 성욱: 12시 15분에 옥순 고모 모시고 올 것. 고모는 역 계단을 못 오르심. 금요일까지 가부 회신 바람.” 틀린 데가 없는지 한 번 읽고 보냈다.
일 분 안에 엄지척 세 개가 도착했다. 그러고 나서 성미가 썼다. “올해는 좀 다르게 하면 안 돼? 유람선 타는 건 어때? 아버지는 꿈에도 생각 못 하실걸.” 성진은 유람선을 따져 보았다. 아버지는 2011년에 여객선에서 멀미를 하셨다. 잿빛이 된 얼굴과 종이봉투가 기억났다. 성진은 “2011년에 배에서 멀미하셨음”이라고 쳐서 그것도 보냈다. 사실이었다. 그리고 그 문장은 화면 위에서 닫히는 문처럼 보이는 채로 놓여 있었다.
성미는 조용해졌다. 나중에 성진에게만 따로 메시지가 왔다. “그냥 매번 똑같이 하는 게 지쳐서 그래. 솔직히 그냥 요즘 다 지쳤고.” 성진은 “금요일에 연차를 내면 되지 않나”라고 답을 쓰기 시작했다가 지웠고, “무엇 때문에 지쳤는지?”라고 써 보았는데 서류의 기재란 같아서 그것도 지웠다.
결국 이렇게 썼다. “케이크는 신경 쓰지 마. 내가 주문할게. 열두 시에 와서 앉아 있어.” 그리고 자기 목록에 한 줄을 보탰다. 케이크, 12일까지 주문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