단체 대화방에서
현관문, 삼 주째
“현관문 아직도 고장이에요. 아무나 들어올 수 있어요.” 1층에서 7시 12분에 올린 글이었다. 7시 40분이 되자 빌라 주민 단톡방에는 메시지가 열아홉 개 더 붙었고, 그중에는 자물쇠 사진 두 장과 자전거를 도둑맞은 사연도 있었다. 혜진은 버스 안에서 전부 읽었다. 오늘 아침의 불평이 지난주와 똑같은 모양으로 굳어 가는 것이 느껴졌다. 다들 짜증은 났는데, 맡은 사람은 없다.
“관리업체에 실제로 전화하신 분 계세요?” 혜진이 썼다. “누가 언제 하셨는지 알려 주세요.” 조용했다. 그러다 평소 글을 잘 올리지 않는 302호 소영이 썼다. “고칠 때까지만이라도 안쪽 문을 고정해 두고, 연락할 번호 적은 안내문을 붙여 두면 어떨까요?” “그걸로 해결되는 건 아니죠.” 혜진은 그렇게 치고 넘어갔다. 버스에서 내려 회사 건물 앞에 선 채로 8시 5분에 직접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. 8시 20분에는 다시 단톡방에 와 있었다.
“처리했습니다. 기사님이 목요일 10시에서 12시 사이에 오세요. 누가 문을 열어 드려야 하는데요. 영철 아저씨, 1층이시고 오전에 댁에 계시죠. 목요일 맡아 주실 수 있을까요? 기사님이 안 오시면 금요일 8시에 제가 다시 독촉하겠습니다.” 영철 아저씨가 엄지척을 보냈다. 삼 주 치 메시지가 못 한 일을 십오 분 만에 해낸 것이다. 혜진은 흐뭇했고, 이 사람들 전부가 조금 답답하기도 했다.
점심때 놓친 것이 없는지 확인하려고 대화를 다시 읽었다. 놓친 것이 있었다. 목요일은 사흘 뒤였다. 그 사흘 밤 동안 문은 여전히 열려 있을 것이고, 그 밤들을 메워 주는 방안은 소영의 것 하나뿐이었다. 제대로 읽지도 않고 한마디로 깔아뭉갠 그 제안. 혜진은 빈 문서를 열었고, 전화번호까지 넣어 안내문을 절반쯤 썼을 때에야 정신이 들었다. 이건 소영의 생각이었다.
“소영 님, 아침에 제가 너무 성급했어요. 목요일까지는 말씀하신 방법이 맞습니다. 안내문 써 주실 수 있을까요? 제가 회사에서 뽑아서 오늘 저녁에 가져갈게요.” 답은 한참 뒤에 왔다. “사실 벌써 써 놨어요. 필요하다는 분이 있을지 몰라서요.” “제가 필요해요. 보내 주세요.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