단체 대화방에서
구십 초 만에 나온 선택지 셋
체육관에서 보낸 문자는 금요일 저녁 6시 2분에 도착했다. 배관 파열, 전 코트 폐쇄, 예약은 환불. 준혁은 지하철 안에서 그것을 단톡방에 그대로 올렸다. 은규가 우는 얼굴을 보냈다. 세나는 “그럼 오늘 저녁은 날아갔네”라고 썼다. 동원은 다음 달 언제쯤으로 다시 잡으면 어떨까 하는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.
다음 달이라니. 준혁은 벌써 양손 엄지로 치고 있었다. “오늘 저녁 안 날아갔음. 1번: 학교 뒤 야외 코트, 조명 열 시까지 켜져 있고 공은 나한테 있음. 2번: 천변 볼링장, 지금 전화하는 중. 3번: 우리 집, 밥은 내가 하고 카드 치자. 지는 건 은규.” 준혁은 전송을 누르고 누가 답하기도 전에 볼링장에 전화를 걸었다. 치는 것보다 거는 게 빨랐다. 여덟 시에 레인 두 개가 비어 있었다.
단톡방으로 돌아오니 메시지가 여섯 개 와 있었다. 동원은 잘 모르겠다고, 이번 주가 길었다고, 그냥 집에 있을까 한다고 썼다. 준혁은 그 글에서 등을 떠밀어 줘야 하는 사람을 보았고, 그래서 떠밀었다. “동원아, 너 ‘이번 주가 길었다’를 금요일 네 번 연속으로 말했어. 신발 신어.” 동원에게서는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.
지하철이 덜컹거리며 두 정거장을 지났다. 준혁은 답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. 준혁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 강했다. 손님의 얼굴이 닫히는 그 반 초를 잡아내는 데 능했다. 단톡방은 불 꺼진 방 같은 것이긴 했지만, 그래도. 금요일 네 번 연속이라는 것은 본인도 속으로 세고 있을 법한 숫자였다. 단톡방에 사과를 올릴까 생각해 보았는데, 그러면 일이 더 커질 것 같았다. 준혁은 전화를 걸었다.
“아까 내가 거기서 바보짓 했다.” 동원이 받자 준혁이 말했다. “너 괜찮냐?” 잠깐 말이 없었다. “피곤해. 회사가 좀 안 좋아.” “알았어. 그럼 이렇게 하자. 내가 데리러 갈게. 딱 한 게임만 쳐. 진짜 별로면 내가 직접 집까지 태워다 준다.” 동원은 웃음에 가까운 소리를 냈다. “한 게임.” “레인은 여덟 시로 잡아 놨어.” 준혁은 그렇게 말하고, 차를 가지러 가려고 한 정거장 먼저 내렸다.